이투데이 | 2024-08-13

  • “열정 있는 개발자들, 의료AI 관심 가져달라”…이근영 CPO [인터뷰]
  • 메디웨일, ‘닥터눈’ 내년 美FDA 허가 목표…“해외 진출할 것”

“의사들이 자기가 발견하지 못했던 것을 인공지능(AI)을 통해 확인하게 된다면, 점점 활용이 늘어날 것입니다.”

이근영 메디웨일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이제 의료현장에서 AI 기술은 당연히 자주 쓰이게 될 것이다. 의료기기에 AI가 붙어있는 게 당연한 시대가 올 것”이라고 의료 AI 산업에 대해 전망했다.

최근 서울 강남구 메디웨일 사무실에서 만난 이 CPO는 “최근 한 안과에서 20대 환자가 ‘닥터눈 CVD(이하 닥터눈)’를 통해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이라고 측정된 적이 있다. 잘못된 결과라고 생각했는데 해당 환자가 심혈관 스텐트 시술을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 같은 사례가 쌓이면서 닥터눈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음을 느낀다”며 미소지었다.

메디웨일이 개발한 망막 AI 진단 솔루션 ‘닥터눈’은 망막 사진을 찍으면 AI 분석을 통해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 발생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AI 의료기기다. ‘안저 사진 촬영→자동 AI분석→심혈관질환 진단결과 확인’ 등의 3단계를 거쳐 미래 심혈관 위험에 대해 점수로 알려준다. 검진과 분석에는 약 30초의 시간이 걸린다.

구글에서 2018년 망막 이미지만으로 나이와 성별, 혈압, 흡연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이에 메디웨일은 AI를 활용해 많은 데이터를 학습시키면 더 많은 건강정보를 알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닥터눈을 개발했다.

지난해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망막을 기반으로 심혈관질환 발생을 예측하는 세계 최초 AI 의료기기로 품목허가를 받았다. 또 평가유예 신의료기술로 지정돼 국내 임상현장에서 외래 환자들에게 비급여로 처방할 수 있는 첫 번째 AI 제품이다.

이러한 성과는 개발자들의 노력이 있어 가능했다. 메디웨일 30명이 넘는 직원 중 절반이 개발 업무를 담당한다. 쏟아져 나오는 데이터를 일관성 있게 정리해 AI 성능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한다. 또 다양한 안저 카메라에서 촬영된 망막 이미지를 각기 다른 퀄리티에서도 일관된 형태로 호환할 수 있도록 하는 개발자들의 몫이다.

이 CPO는 “개발자들이 의료IT 기업에 들어오는 것에 대해 두려워한다. 메디웨일에서 개발자는 임상팀, 인허가팀, 세일즈팀 등과 협업하며 제품을 생산한다. 다른 회사에서는 개발팀이 고립되고 커뮤니케이션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지만 메디웨일은 개발 이외에 다양한 것을 경험하고 배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회사 분위기도 좋은 편이다. 개발자가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하려고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실력 있고 열정 있는 개발자를 더 많이 채용하고 싶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그럼에도 많은 개발자들이 이 분야에서 함께하는 것이 이 CPO의 바람이다. 앞으로 의료현장에서 AI 활용도가 점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근영 CPO는 “다른 의료AI 소프트웨어는 대부분 판독 보조에 불과하지만, 우리는 다르다”며 “닥터눈을 통한 심혈관질환 예측은 의사가 할 수 있는 일을 도와주는 게 아니라 의사가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것이다. 다른 제품보다 더 파괴력이 있을 수 있다. 더 큰 디지털 헬스케어의 비전을 보고 많은 개발자들이 합류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닥터눈을 통해 기존 검사보다 훨씬 간편하고 저렴하면서 정확도 높은 검사 제공이 향후 목표다. 이 CPO는 “다른 의료AI 기업이 경쟁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심혈관계질환 검사장비가 경쟁자다. 훨씬 효율성 높은 제품을 내놓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메디웨일은 내년 닥터눈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목표로 해외 시장 진출에 나설 계획읻. 또 현재 임상 중인 만성콩팥병 위험도 예측 소프트웨어 ‘닥터눈 CKD 콩팥 위험평가’도 내년 상반기 중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