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 2024-01-25
- 망막 촬영 통해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도 진단·예측하는 AI 소프트웨어 ‘닥터눈’ 개발사
- 전세계 유일의 실제 병원 공급기업…국내 활용 의료기관 150여 곳
- “글로벌 신뢰도 강화 위해 해외연구 박차…메이요클리닉 등 대형 의료기관과 공동연구 중”
“망막 촬영으로 질환을 찾는 국산 의료기술로 글로벌 표준 진단·예측법을 제시하겠습니다.”(최태근 메디웨일 대표)
메디웨일이 혁신 심혈관 질환 진단·예측 국산 의료기술의 글로벌 표준화에 도전한다. 이 회사는 망막 촬영 기반 심혈관 위험 평가 소프트웨어 ‘닥터눈’을 보유하고 있다. 망막 촬영물을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심혈관 질환을 진단하거나 예측하는 기술이다. 이르면 내년 목표 중인 기업공개(IPO)를 통해 이미 국내 다수 의료기관에서 사용 중인 닥터눈의 해외진출 및 적용 분야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최태근 메디웨일 대표는 25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를 통해 “망막은 신체 기관 중 유일하게 혈관을 볼 수 있는 기관”이라며 “AI 기술을 통한 분석으로 혈관의 미세한 변화에서 현재 질환을 진단하고, 예측할 수 있는 것이 회사 기술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닥터눈은 망막 촬영을 통해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도를 진단하는 AI 소프트웨어다. 현재 일반적인 심혈관 질환 진단은 경동맥 초음파나 관상동맥 석회화CT를 통해 이뤄진다. 하지만 기존 진단법은 모두 현재 상태를 두고 그 정도를 추산하는 간접적인 방식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닥터눈의 강점은 기존 CT 수준의 정확도는 유지하면서, 비침습적이고 방사선 노출 위험 없는 안전성과 편의성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이에 1차 진료 환경에서의 활용도를 높여 접근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향후 10년간의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평가하는 데 중점을 두고 설계돼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도 중등도 및 고위험 심혈관의 질환을 막는 것이 가능하다.
메디웨일은 닥터눈의 강점을 다양한 집단을 대상으로 한 장기 코호트 연구를 포함한 여러 연구를 통해 검증했다. 결과는 의료분야 국제학술지인 ‘란셋’ 게재와 미국심장학회·미국신장학회 발표 등으로 증명한 상태다. 특히 국내에선 지난해 평가유예 신의료기술로 확정돼 6월부터 의료기관에서 비급여로 사용 중이다. 도입 병원 역시 상급 의료기관인 연세의료원 세브란스병원을 비롯한 150여개에 달한다.
망막촬영을 통한 진단·예측에 대한 개념 자체를 메디웨일이 고안한 것은 아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가능성 높은 분야로 의료계 관심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를 의료기기로 허가받아 병원에 실제로 공급하는 곳은 메디웨일이 전세계에서 유일하다. 글로벌 기업인 구글을 비롯해 다수 기업 및 연구기관에서 활발한 연구를 진행 중인 가운데 일궈낸 성과다.
최태근 대표는 “심혈관 질환은 전세계적으로 사망 원인 1위 질환이고, 식습관 서구화와 수명 연장 등에 고혈압·고지혈, 당뇨 등의 발병은 늘어 사회·개인의 비용 역시 크게 늘고 있다”며 “하지만 그 치료법에 비해 진단과 예측 영역의 꾸준한 발전은 부족했다. 닥터눈은 이미 앞선 연구를 통해 진단은 물론, 미세혈관으로 대혈관의 변화까지 예측할 수 있다는 걸 입증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망막을 통한 질환의 조기진단 및 예측이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하다고 자신한다. 실제로 메디웨일은 닥터눈 외에 만성신장질환을 대상으로 한 ‘닥터눈 CKD’과 △닥터눈 Fundus(망막질환) △닥터눈 Age(건강한 노화를 위한 전신 건강) 등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닥터눈 CKD는 이달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아 내달부터 유효성 검증에 돌입한다.
그는 “신장의 경우 망가져도 티가 안나 ‘침묵의 장기’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현재의 검사법으론 기능검사 정도로 예측만 가능하고, 얼마나 망가졌는지 또는 망가질 건지는 알수 없다”며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경과를 통해 미래 상태를 예측할 수 있는 닥터눈 CKD는 치료제 개발에서 위험군을 스크니링 해주는 임상 보조나 동반 진단으로서의 가치가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메디웨일은 누적된 성과를 통해 국내사가 고안한 신개념 진단 및 예측 방식이 세계 표준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이를 위해 IPO를 통해 해외 성과 본격화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해 114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 유치에 이어 올 상반기 글로벌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시리즈B-2’ 유치에 나서는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본격적인 IPO 절차는 이르면 내년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최 대표는 “닥터눈의 국내 도입 단계에서도 초기 의료진들의 의구심 어린 시선을 차츰 결과물로 신뢰를 쌓으며 바꿔왔고, 이는 미국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미 세계 최고 의료기관 중 하나로 꼽히는 메이요클리닉이나 대형 심장병원 등과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향후 모집될 자금 대부분이 해외 연구에 투입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은 의료 서비스와 지리적 특성상 원격 안과 검진 등이 자리를 잘 잡은 시장이라 오히려 국내 보다 더 적용하기 용이한 측면이 있다”며 “이를 위해 현지 시장의 이해나 제품의 고도화 영역이 중요한데, 회사는 이와 관련된 전문 인력도 이미 확보해 준비해 왔다. 해당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서 개발된 의료기술이 전세계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자부심으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